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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탱고와 경영의 상관 관계는? [탱고경영 - 한빛비즈]

  

  탱고는 라틴 댄스의 한 종류 입니다. 매우 열정적이고, 파트너와의 호흡이 중요한 춤 중에 하나 이지요. 탱고와 경영이라는 두 단어는 얼핏 전혀 상관 관계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 두단어를 마켓 3.0이라는 기준으로 함께 묶어 버립니다. 그리고 탱고경영이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도록 역설 합니다. 그 내용이 바로 이 책에 있습니다.


<출처 : Yes24>


  탱고라는 춤의 열정이 보여지는 표지에 비해서 안쪽의 내용은 저의 예상과는 사뭇다르게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마켓 3.0의 시대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생산자-소비자 간의 관계가 이전과는 다르게 서로에게 소통을 필요로 하며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SNS등을 창구로 삼아서 최대한 리얼타임으로 움직이려는 시도가 벌어지고 있고 앞으로는 더더욱 많은 기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해 나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와 같은 시장의 형태를 저자는 마켓 3.0이라 지칭합니다. 이까지도 어느정도 공감하기에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뒤로 갈 수록 실망감은 더더욱 커져만 갑니다. 

  

  저자는 이 마켓 3.0의 시대를 기업내부에서 맞추어 쫓아가려면 S모기업의 ERP와 같이 훌륭한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고 합니다. 요는 프로세스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어째 그 내용이 프로세스 자체 보다는 특정 툴이나 시스템 플랫폼에 치우친 설명이 이어지는 느낌입니다. 프로세스가 기업이 취해야 할 특성이라면서 왜자꾸 툴에만 의존하는 내용이 이어질까요? 그것도 SAP라는 회사에 거의 한정적으로 말입니다. 

 심지어 내용중에는 이런 말도 나옵니다. SI를 통한 ERP도 좋지만 시장의 흐름에 따라가기 어렵고 내부적인 프로세스가 변경되면 문제가 생기며 결국에는 일정 시간이 흐르고 나서 폐기한 후에 다시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말이죠. 그런데 이런 주장의 뒷부분에는 SAP의 ERP 솔루션에 대한 내용이 꼭 이어집니다. SOA 시장의 표준이라는 둥 한국도 이제는 세계적인 시스템을 통해서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갖추어야 한다고. 한국 시장에서 ERP가 체계를 갖추지 못한 것도 SI의 남발이 가져온 결과라고 말이죠 (직접 적인 발언도 있지만 의미적으로 이런식의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맞는 말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식의 노골적인 광고 멘트가 처음부터 중반까지 계속 되는 것은 참으로 견뎌내기가 어렵더군요. 뒷 부분은 조금 낫습니다. 탱고경영이라는 단어에 부쳐 여러가지 시선에서 고객과의 소통을 위한 여러가지 현실적인 이야기들 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하지만 생각외의 멋진 아이디어나 잘 짜여진 하나의 시나리오 보다는 조금은 교과서적인 내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을 뿐입니다. 


  첫 부분부터 시작된 모 솔루션과 그 레퍼런스 기업의 성공담(이랄것도 없지만)으로 색안경이 씌워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나가기 거북스런 내용으로 인식이 박혀버리니 장점을 찾기도 어려워지더군요. 근래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힘들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탱고경영에 대한 가치있는 접목이 아쉬운 책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