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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맛있는 음식 에세이 (부드러운 양상추 - 에쿠니 가오리)


  저는 리뷰 때문에 혹은 다른 문제로 독서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게되면 책을 읽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한장 한장 페이지를 넘기는 것 자체가 고역이 되어 버리고 우울한 느낌이 들곤하죠. 저는 이걸 책피로 라고 하는데 이런 책피로 상태가 오면 다른 방법보다 효과적인 해소 방법이 있는데 그건 바로 에세이 읽기 입니다. 소설도 좋지만 이럴땐 에세이가 효과가 좋습니다. ^ㅁ^

  작년 연말에 책피로가 심한 지경에 이르러서 머리속이 엉망진창이 되었을 때 기분전환겸 퇴근길에 서점에 들렀다가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부드러운 양상추> 부드러운 양상추라니? 아삭아삭 거리고 상큼한 맛의 채소인 양상추가 부드럽다니? 제목만으로는 내용을 가늠할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저자를 보았더니 에쿠니 가오리. 으음~ 이 사람의 문장 스타일은 저랑 잘 맞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띠지에 나와 있는 한문장이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푸드 에세이
테마가 있는 에세이라. 이런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길로 충동구매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펼쳐든 이 책에는 놀라움이 가득했죠. 


  저는 일상이 주는 매력에 대해서 늘 흥미를 갖고 있었고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면서 특별한 사건이 아닌 평범한 일상속에서 행복과 깨달음을 발견하는 것에 대해서 재밌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에세이는 특별한 사건 보다는 일상적이고 잔잔한 내용을 더욱 즐겨 보았었지요. 이 책도 그랬습니다. 일상에서 오는 작은 느낌과 깨달음이 한편마다 보석 같이 박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테마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흥미를 더더욱 유발하게 되더군요. 더군다나 살아가면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에 대한 것이라니. 소재를 잡아도 어찌 이리 잘 잡았는지. 기획을 누가 한건진 몰라도 정말 멋진 생각을 해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식이 주는 다양한 감각에 대해서 그리고 음식을 통해서 발견하게 되는 작은 행복과 여러가지 기분들. 작가의 문체가 매끄럽게 이어지며 즐거운 노래를 듣는 듯한 기분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로서 책피로는 아주 간단하게 해결되었지요.


  책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늘 사람들의 호불호가 다르기 때문에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연말에 만난 이 기분좋은 책으로 인해서 한해를 정리 하는데 기분 좋게 마무리 할 수 있었던것 같아서 매우 좋았구요, 올 초에도 계속해서 그런 기분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올 한해가 참 기대가 됩니다. 

  책 한권에서 만난 행복이 이렇게 책을 덮은지 시간이 꽤나 지났음에도 깊은 여운으로 남는 일은 참 오랫만인 것 같습니다. 이 추운 겨울 따뜻한 음식과 소박한 일상을 만날 수 있는 이 책 한편 어떠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