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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위대한 2인자의 초상 (아이디어맨 - 자음과모음)



  폴 앨런... 이 책을 알기 전에는 폴 앨런이 누구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창업 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그다지 접해본 적도 없었고 다이나믹 했던 애플에 비해서는 흥미로운 사건이 없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세상에 악의적인 목적으로 태어난 기업은 없지만 반독점 소송등을 통해서 마이크로 솦프트의 행태가 악의적 기업의 초상으로 곡해되었던 지난 몇년간의 기억 때문일지 몰라도 일종의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폴 앨런이 마이크로 소프트 창업 과정에서 미친 영향은 작지 않으나 지난날 빌 게이츠와의 트러블의 주요 원인이 빌이 그의 역할에 비해서 너무 홀대 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용을 읽어보면 폴의 어린시절부터 빌을 만나고 시분할 방식으로 쉐어링 하던 컴퓨터를 사용해서 했던 일들, PC의 탄생과 더불어서 경험했던 많은 이야기들, 그리고 그가 앞서 생각했던 것들에 관한 내용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물론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퇴사 한 이후 행보에 대해서도 적혀있지만 솔직이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나오기 전 까지가 제일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IT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책의 전반적인 형태는 회고록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그의 생각을 기준으로 설명되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일부부분에서 곡해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자신이 생각한 것에 대해서 자신있게 써내려간 것으로 보아서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동업과 협업이라는 부분에서 더욱 그럴 수도 있지만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과 아이디어를 구현해 내는 사람의 역할은 서로의 영역에 대해서 밀접한 영향을 끼치지만 독립적인 영역이라 볼 수 있다. 어느 하나의 목표에 대해서 서로가 점유하는 부분도 다르지만 그렇기에 기여도 또한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 할 수도 있는 만큼 빌과 폴의 관계는 그런 의견의 충돌이 가장 컸던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마이크로 소프트는 폴과 함께 더 큰 성장을 했을 수도 있다. 폴 역시 더 많은 역할을 통해서 개인적인 성취 또한 많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빌의 뚝심은 고집처럼 그를 괴롭혔고 결국 지병의 치료와 더불어 퇴사를 하고 만다. 그 이후에는 그가 원하는 삶을 찾아 떠라는 내용이 전개된다. 그런 그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많은 생각이 떠오르는 바람에 쓰고 싶은 말도 많았다. 하지만 왠지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도 정리가 되지 않으니 큰일이다. 폴의 인생 전반기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척이나 많았다. 스스로 하고 싶은 것에 매진하는 것을 잊고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가고 있던 나에게 모험을 종용하는 구절도 있었으며, 아이디어를 현실화 하는 과정에 대해서 많은 지침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의 삶의 여정을 통해서 배운 가장 큰 점은 위대한 2인자의 모습이랄까... 친한 친구가 창업을 준비중인데 많은 부분을 도와주고 싶다. 하지만 현실적인 여건상 모험에 동참하기는 어려운 상태. 나도 그처럼 현명하고 멋진 최고의 2인자가 될 수 있을까?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

  최근에 읽어본 자서전 / 회고록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다. 더불어 많은 생각을 안겨주었기에 더더욱 그런것인지도 모르겠다. 타인의 삶을 통해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게 무엇인지 한번 확인해보기 위해서라도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