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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그대의 열정은 무엇을 향해 타오르는가 (안나여 저게 코츠뷰의 불빛이다 - 한빛비즈)

  모험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단순한 목적에 대한 맹목적인 열망으로 시작되는가, 아니면 이것저것 가능성을 재 본후 실패보다 성공의 확률이 높다면 도전하는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것인가? 여행중에 만난 알래스카 이누이트가 그에게 물었다. "혼자서 개썰매로 알래스카까지 가면 얼마를 받나요?" 알래스카에는 개썰매 스포츠이기에 상금이 있는 레이스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그런 목적으로 출발했던 것이 아니었다. 세계 최초를 향한 맹목적인 열정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던 것 같다. 그저 하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시작되었고 그렇게 끝을 맺은 여행이었다. 그는 우에무라 나오미. 세계 최초로 북극점을 단독 개썰매로 여행에 성공한 사나이다. 그는 야심가가 아니었으며 돈에 메달리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저 꿈을 꾸는 사람이었다.



  이 책은 그가 1974~1976년 동안 북극권 12000km를 여행하면서 적은 일기이다. 1989년판 <안나여 저게 코츠뷰우의 불빛이다>를 복간한 책이다. 이 책이 다시 세상에 빛을 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기다려왔다고 한다. 어째서 그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그런 시간을 감수하면서 기다릴 만큼 끌리는 것일까. 책을 넘겨서 몇장 읽다가 보면 갑작스레 시작되는 여행에서 그의 갖은 고초에 몰입되면서 부터 슬슬 그 기다림이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그는 숱한 고초와 죽을뻔한 고비를 겪고, 많은동료 개를 잃었으며, 인고의 시간을 넘어 목적지인 코츠뷰를 향해서 달려간다. 목적은 분명하나 이유가 드러나지 않는다. 어째서 돈이 되지도 않는 저런 여행을 계속하는가. 그것도 목숨을 걸고. 때로는 남들이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걸 알고 있었을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를 두고 매일같이 죽음과 싸워가며 여행을 하는데는 어떤 이유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 이유는 생각보다 명확했다. 그것이 그의 꿈이기 때문이었다.


  우리의 인생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다. 이 지구와 우주의 역사에 비하면 아주 잠깐 등장하고 금새 사라지는 것이 전부이다. 그 중에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는 시간은 얼마나 짧지 아니하겠는가.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이 때로는 현명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삶이 정답은 아니다. 어떠한 삶이 정답이라는 것도 말할 수 없다. 개개인의 목표와 꿈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꿈이 있고 그 꿈을 향해서 살아간 삶은 아름다답다는 것이다. 물론 그 형태와 내용은 사람에 따라를 수 있다. 그리고 그의 형태와 내용은 꿈을 향한 도전으로 표출되었다. 그것이 그가 누리고 살아간아름다운 삶인 것이다. 그는 꿈을 꾸고 꿈을 현실로 만드는 그런 삶이 곧 행복이었을 것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는 세계에서 제일가는 행복을 가지고 떠나갔을 것이다. 꿈을 꾸는 순간 부터가 꿈을향한 첫걸음 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차근차근 그 길을 걸어갔다. 
  현세를 살아가는 나는 어떠한가. 나는 꿈을 꾸고 있는가. 그 첫걸음을 내딛었지만 방황하고 있는가. 걸음걸음 나아가면서 행복을 느끼고 있는가. 내 대답은 아니오이다. 나는 내 실수로 큰 시련에 처했으며 극복할 준비조차 되지 못해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꿈을 꾼다. 그리고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사람들은 자신의 꿈을 향해서 얼마만큼의 열정을 내뿜고 있을까. 그는 블리자드와 해빙기의 어려움 속에서도 늘 다음 목적지를 꿈꾸고 생각했다. 썰매를 끌어주던 동료인 개들이 쓰러질 때 목표를 향한 속도가 늦춰짐에도 늘 목표를 바라보았다. 포기할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달했다. 우리는 그런 삶을 살고 있는가. 참으로 다행인 것은 나 역시도 아직은 목표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았다. 블리자드를 피해 텐트속에서 꽤 긴 시간동안 다음 목표를 향해서 움크리고 있을 뿐이다. 위대한 모험가인 그와 마찬가지로 나도 숨을 쉬고 열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 얼마나 분부시게 기쁜 일인가. 그가 해냈던 것 처럼 나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 열정이 내속에서 숨쉬는 한 나는 그의 여정을 기억하며 달려갈 것이다. 지금 당장의 시련은 더 큰 시련을 위한 연습일 뿐이다. 지금 당장의 웅크림은 큰 날개짓과 전진을 위한 준비일 뿐이다. 나는 이렇게 나의 겨울을 나고 있다.

  여러분의 열정은 어떠한가. 숨쉬고 있는가. 목표를 향해서 꿈을 꿀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와 함께 나와 함께 앞으로 나아가자. 그리고 그의 성공을 기억하며 살아가자. 우리도 그런 순간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안나여 저게 코츠뷰의 불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