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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침체하는 세계 경제에 대한 해법은 무엇일까? [거대한 침체 - 한빛비즈]



  다른 나라의 경제는 어떻게 형성 되었으며 어떻게 무너지게 되었는가? 외국 중에서 특히나 미국과 일본 경제는 흔히 우리와 비슷한 형태를 보인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들의 나라에서 벌어졌던 일들은 매우 비슷하게 우리나라에서 재현되는 경우가 많다고. 그들의 경제를 보면 우리가 대비하고 준비해야 할 것들이 보인다고 말이다. 그래 확실히 기억난다. 
예전만 하더라도 다른 나라와는 문화가 다르고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소비주체의 트렌드나 소비의 형태가 다를 것이라 생각했고 그렇기 때문에 세계경제의 큰 흐름에서는 유사할 수 있으나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아는게 많은 시절은 아니었지만 (그건 지금도 마찮가지다) 내 나름대로 그리 생각했었다는 건 확실히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 생각이 전적으로 틀리지는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아무래도 다르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몇년간 빠르게 발전한 우리 경제는 흔히 미국과 일본으로 대표되는 경제현상의 반복주기가 짧아졌다고 한다. 그들에게 어떤 일이 발생하면 우리에게서 그런 현상이 나타나기까지의 시간이 이전보다 짧아졌다는 말이다. 우리 경제의 발전도 발전이거니와 여기에는 다른 이유가 하나 있다. 바로 인터넷과 IT의 발달이다. 현대의 트렌드를 아우르는 인터넷과 IT의 발달, 그리고 그를 통한 소비 패턴과 유행의 변화가 아마도 그런 현상을 주도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그로인한 세계화의 추세도 빨라졌고 그때문에 세계의 소비는 일반화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더더욱 주기가 짧아질 수있고 좀더 나중에는 거의 같아질 수도 있지않을까 싶다. (여기에서 최소의 갭은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본다. IT가 그 차이를 좁히는데 일조하고 있다면 세계를 선도하는 트렌드가 먼저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와 비교해서 최소한의 갭은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책의 내용을 통해서 미국 경제를 들여다보자.


<출처 : Yes24>


  이 책은 굉장히 얇은 편이다. 하지만 그 안에 내용은 엄청난 무게감을 자랑한다. 미국 경제의 현재 상황과 과거의 발전을 길지 않지만 임팩트있게 이야기한다. 과거 고성장 시대에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게 해준 요인으로 다음 세가지를 꼽는다.
첫째로 무상의 토지인데 19세기 말까지 지척에 널린 비옥한 땅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둘째로 기술적 약진인데 일상생활을 바꿀만큼 영향력이 큰 발명이 19세기 전반까지 산업시대 내내 계속되었다는 점이다. 셋째로 그당시 열악한 교육 수준을 개선하여 고등교육을 실시했고 그결과 개개인의 생산성 향상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것들을 낮은 나무에 메달린 과일을 쉽게 따듯이 적은 수고로 많은 것을 획득할 수 있다는 의미로 [쉽게 따는 사과]라 부른다. 
토지 이야기를 제외하면 우리 실정에도 어느정도 비슷한 요인이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 물론 시기적 차이는 있었겠지만. 여튼 이러했기 때문에 당시에는 고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무상 지급하는 토지가 있던가, 생활의 혁신을 가져다주는 발명품이 많던가, 교육수준이 낮아서 교육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가능한가.
아니다 이제는 어느 것도 쉽게 따는 사과가 될 수 없다. 이미 먹어버린 사과일 뿐이다. 


  현대 경제를 거대한 침체로 몰아가는 이유는 "근래 또는 지금 일어나는 혁신은 다수가 사용하는 재화에서 일어나지 않고 소수의 재화에서 창출된다" 그리고 이것은 소득불균형, 평균소득의 정체, 금융위기에 결부되어 있다고 말한다.  
통계지표의 부정확성, 정부정책의 표류, 과거를 답습하여 초래되는 경제위기와 침체. 현재 경제를 만들어간 요인은 다양하다. 하지만 왜 이것들로부터 해방되지 못하고 계속 허우적거리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모든 경제 주체와 구성원들이 반성하고 성찰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쉽게 따는 사과는 무엇이 남았을까. 그나마 인터넷이 그 사과가 아닐까. 물론 그럴 수 있다. 현대의 기술에서 눈에띄게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우리 생활에 점차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영향력에 비해서 고용이나 시장 규모가 경제에 미치는 정도가 작아서 아직은 쉽게 따는 사과로 생각하기 어렵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다소 엉뚱하게 과학자의 지위를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과학이 우리가 쉽게 따먹을 사과를 늘리는데 가장 기초가 되는 학문이 될 수 있으니 그러하단 것이다. 인터넷은 계속 성장하면서 후에는 쉽게 따는 사과가 될 것이고 시장 경제는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고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돌파구를 찾을 것이며, 교육제도는 좀 더 진화할 것이기 때문에 낙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는 반목과 대립을 벗어나 과거를 답습하지 않도록 변해가야 한다고 말한다. 
과학... 과연 그것이 답일까?

  앞부분의 통찰력 있는 분석에 비해서 결론은 약간 논지가 약해서 아쉽지만 미국 경제의 변화를 보고 우리의 모습을 유추하는 것이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처음에 말했듯이 국가경제 간의 거리감은 이제 많이 완화되었으며 서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도 커졌고 비슷한 양상을 띄게되니 말이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재하다는 점, 그리고 그 요인들이 비슷하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때로는 우리가 내놓는 해법이 그들보다 앞서고 좀더 명확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런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문제를 스스로 분석해 내었듯이 우리도 그리해야한다는 점이다. 아마 경제학자 중 누군가는 정리하고 있을터이지.. 한국경제의 성장 배경에는 어떤 쉽게 따는 과일이 있었을까? 쉽게 따는 사과가 될 수 있는 것은 무었이 있을까?
생각해 볼 문제이다.
다시 어려운 문제로 돌아간다.